google.com, pub [이 영화 어때?]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2022)
본문 바로가기
영화보고서

[이 영화 어때?]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2022)

by GimReport 2023. 1. 5.
반응형

연출 : 기예르모 델 토로, 마크 구스타프슨

각본 : 기예르모 델 토로, 패트릭 맥헤일

출연 : 그레고리 만 데이비드 브래들리 이완 맥그리거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 론 펄먼

장르 : 애니메이션(스톱모션)

상영 : 넷플릭스, 117

목차

1. 누구나 아는 익숙한 이야기.

2. 기예르모 델 토로의 색을 입히다.

3.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각기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 나는 네가 좋구나, 파란 머리 천사 만날 때는 나도 데려가 주렴~’

 

 저는 피노키오하면 이 동요가 먼저 떠오릅니다. 이 노래 속 피노키오는 말썽쟁이, ‘청개구리로 노래의 화자는 피노키오를 질책하는 듯하면서도 실은 학원도 안 가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피노키오에 대한 부러움을 에둘러 드러냅니다. 우리가 아는 동화 속 피노키오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동화 속 피노키오는 온갖 일들을 겪고 나서 아버지의 제페토의 사랑을 깨닫고 한 단계 성숙하고 끝내 인간이 됩니다.

 이 익숙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20221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별로 새로울 게 없을 것 같다고요? 그러나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을 아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그 동안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작품들을 만들어온 바로 기예르모 델 토로입니다.

2022년 1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1. 누구나 아는 익숙한 이야기

 

 목수 제페토는 아들 카를로와 단둘이 삽니다 마을 성당에 십자가를 만드는 등, 마을에서 마스터로 불리는 솜씨 좋은 목수입니다. 제페토는 넉넉하진 않지만 아들 카를로와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페토와 카를로는 십자가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성당에 갔습니다. 늦은 밤까지 작업은 계속되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요란한 비행기 소리가 들립니다. 1차 세계 대전 중 마을 위를 지나가는 전투기 소리입니다. 그런데 전투기들이 비행기의 무게를 줄이여고 예정에도 없던 폭탄을 투하합니다. 제페토는 그제야 부랴부랴 짐을 챙겨 카를로와 함께 성당을 나섭니다. 성전 입구를 막 나서는데 카를로가 낮에 주웠던 솔방울 흘리고 오는 바람에 다시 찾으러 성전에 들어갑니다. 그때 폭탄이 성당 지붕으로 떨어지고 폭발음 속에 성당 지붕이 무너집니다. 그리고 그 속에 파묻힌 카를로도 다시 일어서지 못합니다.

 

그후 제페토는 카를로를 잊지 못해 카를로 무덤 근처에 카를로가 마지막에 쥐고 있던 솔방울을 심어줍니다. 그리고 매일 같이 카를로를 찾습니다. 제페토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술에 빠져삽니다. 목수 마스터인 제페토는 사라지고 아들을 잃어 술독에 빠진 폐인만 남습니다.

 

비가 내리던 그날 밤도 제페토는 카를로의 무덤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술과 함께 슬픔과 분노가 고조된 제페토는 카를로를 대신할 꼭두각시를 만들어 내겠다며 무덤에 심은 나무를 벱니다

 

그리고 집에서 미친듯이 나무를 다듬어 꼭두각시 인형을 만들어 냅니다.

 

제페토가 취기를 못이겨 잠이 든 사이, 숲의 영혼이 꼭두각시 인형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원래 소나무에 살고 있던 소설가 귀뚜라미 세바스찬에게 이 아이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보라고 합니다

 

그렇게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가 탄생합니다.

 

 피노키오는 주위의 모든 것이 신기합니다. 제페토도 피노키오를 처음 보곤 놀랍니다. 오히려 거부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페토는 피노키오를 집에 가두고 성당에 갑니다. 그러나 피노키오는 닫힌 문을 부수고 제페토를 따라 나섭니다. 피노키오를 처음 본 마을 사람들은 모두 놀랐고 두려워했습니다. 악마라고도 하고 이런 물건을 만든 제페토를 저주하기도 합니다.

 

그날 저녁 포데스타 시장이 찾아와서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지 않게 피노키오를 학교에 보내 규율을 가르치라고 합니다. 다음 날 제페토는 죽은 카를로의 교과서를 피노키오에게 주며 학교에 보냅니다. 제페토가 성당의 십자가를 손보는 동안 피노키오는 학교를 향합니다. 그러다 중간에 서커스단장 볼페를 만납니다. 원숭이 스파차투라에게 말하고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 이야기를 듣고 피노키오를 데려가러 온 겁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 많은 아직 어린 피노키오볼페에 꼬임에 넘어가 학교에 가지 않고 서커스단과 계약합니다. 마을에서는 괴물, 악마 취급받았지만 무대 위에서는 환호를 받습니다. 피노키오의 익숙한 모험 이야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2. 기예르모 델 토로의 색을 입히다.

 

판의 미로등으로 유명한 기예르모 델 토로는 2008년부터 피노키오의 영화화에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감독이 주목한 것은 피노키오의 교훈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원작의 어두운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 인신매매, 아동학대, 차별 등 꼽씹어 보면 피노키오가 겪는 모험은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피노키오는 어둡고 몽환적이면서 환상적입니다. 정성껏 만든 스톱애니메이션 속 피노키오의 첫 모습은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그 피노키오의 모습이 아닙니다. 거친 나무의 질감 그대로여서 영화 속 마을 사람들이 피노키오를 처음 보고 놀랐던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감독은 원작과 다른 요소들을 통해 자신만의 색을 입힙니다. 우선 원작과 달리 피노키오가 불사의 존재라는 점이 부각됩니다. 죽어도 다시 태어나는 피노키오는 이런 특징 때문에 어른들의 전쟁에 불려 나갑니다. ‘불사의 피노키오를 통해 1차 세계 대전(특정 전쟁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전쟁이라는 비극에 대한 비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의 비극성을 드러냅니다. 또 죽지 않고 살아나는 피노키오의 속성은 원작과 같이 피노키오가 가족 간의 사랑, 나아가 인간과 인간의 사랑을 깨닫는 과정에서 더 큰 감동을 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또 이 영화 피노키오만의 성장이 아니라 제페토의 성장 영화이기도 합니다. ‘제페토가 처음 피노키오를 만든 것은 죽은 아들 카를로를 대신할 존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살아 움직이는 피노키오를 본 제페토의 첫 반응은 공포였습니다. 생명을 얻기는 했어도 카를로와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 때문인지 몰라도 제페토역시 피노키오를 처음부터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때론 모진 말도 하고 그 말 때문에 피노키오가 자신의 곁을 떠난 뒤에야 비로소 피노키오를 카를로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닌 피노키오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는 제페토입장에서 대상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피노키오의 성장 영화이면서 동시에 제페토의 성장 영화이기도 하다

3.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각기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입장에서 피노키오의 모험을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이고 어른들은 어른들 입장에서 피노키오가 겪는 외적 상황에 대해, 혹은 관계와 사랑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 보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즉 같은 영화 속에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각기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깊어가는 겨울 저녁, 가족과 함께 때론 연인과 함께 익숙한 이야기 속 새로움을 발견하는 시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 기에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였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