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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서

[아카데미 수상작 돌아보기] 91회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수상작 그린북(2018)

by GimReport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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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피터 패럴리

각본 : 닉 발레롱가 피터 패럴리 외

출연 :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외

스트리밍 : 넷플릭스

상영시간 : 130분 

 

목차

 

  1. 흑인 피아니스트의 미 남부 지방 순회 공연
  2. 다른 성향의 두 남자, 같은 길을 걸으며 성장하다
  3. 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수상

 서로 다르게 살아온 두 남자가 같은 길을 가게 됩니다. 한 명은 클럽에서 손님들을 관리하며 ‘문제상황’을 곧잘 해결해온 이탈리아계 미국인 토니(비고 모텐슨)입니다. 별명은 떠버리, 때론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고 흑인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다른 한 명은 유명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셜리 박사로 불리며 카네기홀 위층에 살고 있습니다. 백악관에서도 두 번 공연한 적이 있는 교양있고 매너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 돈 셜리가 미국 남부 지방에 순회 공연을 떠나기 위해 운전 기사를 구하고 토니를 채용합니다. 토니는 가족과 오래 떨어지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때마침 일하던 클럽도 휴업 중이라 돈이 필요했던 토니는 일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아직 흑인에 대한 차별이 공공연하던 남부 지방, 그곳으로 공연을 떠나려는 셜리가 흑인입니다.  이 영화는 1960년 미국 뉴욕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1. 흑인 피아니스트의 미 남부 지방 순회 공연

 

 셜리와 함께 순회 공연을 떠나는 토니에게 셜리가 소속된 음반사 관계자는 ‘그린북’을 줍니다. 인종차별이 만연한 남부 지방에서 흑인 여행객을 위한 안내서입니다. 흑인들이 갈 수 있는 숙소 등을 모아둔 책인 겁니다. 

 

 차 안에서 토니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아내가 챙겨준 샌드위치를 게걸스럽게 먹고 담배도 피웁니다. 늘 바르게 규칙을 지키며 상류층 문화 속에서 살았던 셜리의 눈에는 모든 것이 거슬립니다. 또 토니는 ‘떠버리’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답게 끊임없이 떠듭니다. 그러나 셜리는 이런 토니가 불편합니다. 셜리는 이렇게 불편함을 느낄 때마다 핸들을 두 손으로 잡으라거나, 앞을 보라거나, 조용히 좀 가자거나, 하며 토니를 통제하지만 토니는 그렇다고 기죽거나 하지 않습니다. 둘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셜리의 공연은 표면적으로는 순조롭습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상류층인 관객들은 셜리 트리오의 연주에 귀기울이고 우아한 박수로 호응합니다. 그러나 셜리가 지나는 지역의 시선은 그렇지 않습니다. 셜리와 같은 흑인들은 남부 지방에서 셜리와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없습니다. 첫 번째 남부 공연에서 저택에서 이뤄진 연주회가 진행되는 동안 실내에 머물 수 있던 흑인은 ‘셜리’가 유일했습니다. 다른 흑인들은 모두 누군가의 운전기사이거나 심부름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모두 밖에서 대기하고 그것이 당연했습니다. 

 

 토니도 뉴욕에서 지낼 때는 집에 온 흑인 수리공들이 마신 컵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등 흑인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건 흑인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흑인인데 왜 이런 음악은 모르냐, 왜 치킨은 안 먹었느냐 등) 정도입니다.  그것은 혐오라기 보다는 흑인에 대한 무지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남부 지방의 흑인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은 편견을 넘은 혐오입니다. 성공한 흑인인 셜리도 그 시선을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공연을 준비하는데 약속한 피아노를 성의없게 가져다 놓는다거나, 양복점에서 옷을 입어보지 못하게 한다거나 급기야 홀로 바에 간 셜리는 동네 백인 불량배들에게 집단으로 린치를 당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마다 토니는 자기 역할에 충실합니다. 상대에게 주먹을 날려서라도 약속한 피아노가 준비되도록 하고 술집에서는 백인 무리에게서 셜리를 구해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토니는 궁금합니다. 왜 셜리는 굳이 흑인에게 위험한 남부 지방에서 순회 공연을 하는가? 토니가 살아온 방식에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2. 다른 성향의 두 남자, 같은 길을 걸으며 성장하다 

 

   인종차별은 결국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부적절한 시선들에 의해 일어납니다. 인종차별을 행하는 사람들은 나와 다른 피부색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온갖 편견을 넣고 부풀려 대상에 대한 혐오를 키워나갑니다. 그들이 바라보는 흑인에 대한 생각 중 온당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셜리는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흑인다움’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태도나 말투, 생각이나 취향 모두 상류층의 그것입니다. 이런 셜리의 모습은,  셜리가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오히려 피부색을 빼고 나서 보면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것들이 ‘흑인다움’에 가까운 것은 토니입니다.

 

 한 인물의 성향이나 태도는 피부색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삶에서 오는 것입니다.  뉴욕의 하층민으로 거칠게 살아온 토니. 말은 많지만 매너는 부족하고 특히 맞춤법 실력도 부족합니다 셜리는 줄곧 상류층의 삶을 살아왔고 매너나 태도 단어 선택도 토니와 다릅니다. 처음엔 서로 이해하지 못했던 둘은, 연주 여행을 함께 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토니는  남부 지방의 멸시 어린 시선 속에서도 수행자처럼 묵묵히 연주 여행을 계속하는 셜리의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셜리도 자신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토니에게 점점 더 신뢰하게 됩니다. 셜리는 토니가 편지 쓰는 것을 도와주고 토니는 셜리에 대한 부당한 시선을 자기 일인양 분노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나서 셜리 편이 되어 줍니다. 

 

이런 점에서 영화 ‘그린북’은 ‘인종차별’을 배경으로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다름을 이해하고 성장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토니는 셜리 덕에 보다 나은 발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고 셜리가 봐준 편지 덕분에 아내의 더 큰 사랑을 얻습니다.  셜리는 토니 덕분에 스스로 만든 틀에서 벗어나 조금 더 유연한 태도를 갖게 됩니다. 

 

 

 

3. 91회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수상작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인물을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셜리와 토니가 투닥거리면서 가까워지는 과정이 영화적 재미를 줍니다. 이 영화적 재미를 더 깊게 만드는 것은 두 배우의 뛰어난 앙상블 때문임은 굳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인종차별을 넘어 다름에 대한 이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개봉 당시 현지 평들을 보면 이 영화에서 인종차별에 대해 다루는 방식을 비판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감독 및 주요 제작진이 백인들이기 때문에 영화 속 인종차별과 관련해 그저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쉽게 다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이에 대해 영화 속 백인 주인공이 이탈리아계라는 점을 내세워 본래 인종차별의 주체인 ‘영국계 백인’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며 반박하는 비판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2018년 9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남우 조연상, 각본상, 작품상 등 세 개 부분의 주요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깊어가는 밤에 어른들의 우정, 두 남자의 성장 드라마를 다룬 ‘그린북(2018)’을 한 번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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